그녀의 나신은 상상보다 훨씬 더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한바탕 애타게 뒹군 그는 떨리는 눈길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삼십대 중반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날씬한 자태였다. 그 누구처럼 겹쳐진 뱃살도, 추잡한 헐떡임도 없었다.
삼각주의 정 중앙에는 자그마한 삼각형 헝겊조각만이 남아 있었다. 의외로 도발적인, 새까만 레이스가 달린 그 팬티는 아주 수월하게 벗겨져 내려갔다. 지영이 스스로 둔부를 움직여 도운 덕분이었다.
규동 씨가 그녀의 무릎을 가만히 벌렸다. 열아홉 살짜리 여자애와는 격이 달랐다. 소중하게 다루어야 했다. 어차피 꿈에서 깨면 모두가 사라질 운명이겠지만, 그렇기에 아무 이유도 묻지 않은 채 현재에 충실하고 싶었다.
“아아…!”
지영이 안타깝게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두 남녀의 사이에는 이제 아무런 장벽도 가로놓여 있지 않았다. 그는 불끈 달궈진 기둥을 그녀 속으로 밀어 넣었다. 한껏 준비돼 있던 지영 역시 흠뻑 젖은 채로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꿈결 같았다. 실제로 꿈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한숨 같은 헐떡임이 연달아 새어 나왔다. 그런 사정은 그도 똑같았다.
“저는 오래 전부터 당신을, 당신을……”
“그래요. 저도 그랬어요…!”
뭐가 그랬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무언의 행진만을 오랫동안 반복했다. 그가 들이밀 때마다 뜨거운 숨소리가 화답했고, 그녀가 받아들일 때마다 기세 오른 힘줄이 빈 공간을 채워 주었다.
지영의 몸짓은 격렬한 요분질마저도 아름다웠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규동 씨는 황홀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허락의 의미로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아.”
최후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분출을 끝낸 그가 지영의 몸 위로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유부남과 유부녀, 진정한 불륜의 완성이었다.
독고향
한국 관능소설계를 이끌어온 제1세대 관능소설 작가.
PC통신시절부터 관능소설을 써온 그는 그동안 <너무나 젊은 엄마>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