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어이! 그냥 그렇게 가면 어떡해? 우리 아직 할 얘기가 남았잖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갈고리는 주먹으로 수린의 복부를 올려 찍었다. 수린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 봐, 처음부터 내 말 들었으면 좋았잖아. 왜 그러니, 정말?”
갈고리의 지시로 칼자국은 수린의 손을 뒤로 묶은 뒤 의자에 앉혔다. 수린은 한숨을 폭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 요즘 나 왜 이러지? 뻑하면 이런 꼴이니…… 하여간 이게 다 그 자식 때문이야. 돌아가기만 해봐. 절대 가만히 안 둬.”
수린은 가온을 떠올리며 이를 박박 갈았다. 그때 칼자국이 수린에게 얼굴을 불쑥 내밀며 혀를 날름거렸다.
“하아, 요거 보면 볼수록 꼴리게 생겼단 말이야. 한 입에 그냥 후루룩! 흐흐!”
그러면서 칼자국은 징그럽게 긴 혀를 내밀어 수린의 뺨을 핥았다. 수린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한 번만 더 헛짓하면 그땐 아랫도리를 뭉개놓을 거야. 퉤!”
“으으으! 요 년 요거 말하는 것 좀 봐! 세숫대야만 꼴리게 생긴 줄 알았더니 혓바닥 놀리는 게 더 죽여주네? 미치겠다! 더 이상 못 참겠어. 나 한번만 빨아주라, 응? 그럼 오빠가 진짜 예뻐해 줄게!”
칼자국은 팬티를 쑥 내린 뒤 시커멓게 곤두선 물건을 수린의 얼굴 앞에다 디밀었다. 짧은 순간 수린은 머리가 멍해졌다. 겨우 정신을 차린 수린은 어금니를 질끈 깨문 채 칼자국의 아랫도리를 발로 힘껏 내질렀다. 칼자국은 꽥, 하고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내가 말했지? 까불면 그렇게 된다고.”
게거품을 문 채 헐떡이던 칼자국은 한참이 지나서야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곧장 수린에게 달려와 뺨을 휘갈기기 시작했다.
“이런 썅년이! 호두알 쪼개지는 줄 알았잖아! 개 같은 년!”
“야, 그만 해! 그러다 애 잡을라!”
갈고리의 제지에 칼자국은 겨우 주먹질을 멈추었다. 칼자국은 수린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채 한 차례 더 욕지거리를 퍼부은 뒤 물러났다.
“씨팔년! 너 이따가 두고 보자! 가랑이를 확 찢어발겨줄 테니까.”
수린은 의식이 몽롱해졌다. 코피가 터졌는지 찝찌름한 것이 입술을 적셨다. 그동안 숱한 고비를 넘겨왔지만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처음이었다. 돌아갈 수 있을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치밀어 올랐지만 수린은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었다. 더구나 이런 곳에서.
손을 묶은 줄만 풀 수 있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텐데 여의치 않았다. 몇 번이고 손을 비틀어보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살갗이 벗겨졌는지 손목이 욱신거리고 따가웠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수린은 입술을 꾹꾹 깨물며 참았다.
“왜? 줄 풀고 또 달아나게? 그렇게 해서 풀리겠어? 내가 풀어줄까?”
갈고리가 수린의 등 뒤에서 히죽거리고 있었다. 갈고리는 수린의 젖가슴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놓으며 느물거렸다.
“얌전히 있으면 두어 번만 돌리고 나서 곱게 보내줄 수도 있어. 자꾸 피곤하게 굴면 영원히 여기서 못 나게 될지도 몰라. 저 년처럼 말이야.”
수린은 여전히 침대 위에 쓰러진 채 꼼짝도 하지 않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가 밀려들었다. 하지만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수린에겐 약이 되었다. 어차피 죽을 바엔 이런 식으로 개죽음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일간 스포츠 신문과 세 권의 종이책을 내며 관능소설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엔 아주 센 놈으로 돌아왔다. 그의 위용을 맘껏 즐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