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녀는 기어이 알몸이 되었다. 아! 나는 탄성을 발했다.
백색으로 빛나는 그녀의 나신은 영혼마저 휘발시켜버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소 마른 듯한 몸매에 비해 젖가슴은 의외로 볼륨이 있었고, 허리는 군살 한 점 없이 잘록했다. 다리는 일자로 곧게 뻗어 있었고, 치부를 덮고 있는 거웃은 다듬어 놓은 듯 매끈했다. 도무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나신이었다.
- ……안 벗을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혼자만 알몸이 된 게 쑥스러운지 그녀는 두 손으로 젖가슴과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서둘러 옷을 벗었다. 내 몸은 이미 맹렬하게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허리를 번쩍 안아 올린 뒤 나는 가만히 그녀를 침대에 뉘었다. 가지런히 다리를 모은 채 그녀는 미라처럼 자리에 누웠다. 호흡을 길게 늘어뜨리며 나는 눈부신 그녀의 나신을 천천히 음미했다. 가볍게 손길만 스쳐도 금방 훼손돼버릴 것처럼 여리고 새하얀 피부였다.
- 아름다워……”
우물처럼 깊은 눈으로 그녀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많은 비의를 담은 듯한 눈빛이었다. 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왜 저런 눈빛을 하고 있을까.
상념을 뚫고 그녀가 손을 들어 나를 불렀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입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러고는 입술을 옮겨 그녀의 이마와 뺨, 귓불과 목덜미를 차례로 더듬었다. 간잔지런하게 눈을 뜬 채 그녀는 더운 입김을 토해냈다.
나는 부드럽게 그녀의 젖가슴을 잡고 유두를 핥기 시작했다. 말랑말랑하게 숨죽어 있는 젖꼭지는 이내 빳빳하게 몸을 일으켜 세우며 반응해왔다. 그녀의 유두와 유륜은 아직도 색깔이 바래지 않은 상태였다.
“너 그동안 나랑 이러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니?”
“그러게 말이야.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안 참으려고.”
나는 그녀의 팬티를 죽 끌어내린 다음 다리를 벌렸다. 내내 칭얼대며 귀찮아했지만 그녀의 밑은 어느새 촉촉이 젖어 있었다.
“이봐, 이렇게 젖어 있으면서…… 후후!”
내가 젖은 그녀의 꽃잎을 손으로 문지르며 웃자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리를 버둥거렸다.
“으으, 변태. 난 몰라!”
12년을 주기로 반복되어온 두 남녀의 만남.
24년 간의 인연이 마침내 운명이 되다!
‘공모전 사냥꾼’으로 불리던 그.
1999년에 첫 장편을 출간하고 그뒤 일간신문과 여러 매체에 소설을 발표한다.
그리고 여전히 소설을 쓰고 있다.
그는 한국 관능소설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