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무 말도 못한 채 꿈틀거리는 그의 굵은 육봉을 꼭 조여 물고 옴찔거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 남자가 누굴까?' 고민했죠. 직장에서 저에게 접근해오는 남자들 대부분은 너무도 뻔뻔해서 오로지 절 섹스 파트너로만 여겼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남자는 결혼 전 겪었던 남자 중 한 명은 아닌 게 분명했어요.
"씨발년, 역시 소문대로 구멍 하난 죽여주는군. 누군 다 벌려주고 나한테만 도도한 척 하더니. 꼴 좋군! 흐흐!"
그때야 생각이 났어요. 물품부의 그 인상 더럽고 매너 안 좋은 이민석 대리!
'세상에!'
전 순식간에 절망감에 빠졌어요. 다른 사람들이라면 모르지만 이 대리만큼은 '노!' 하고 싶었던 그런 지저분한 남자였으니까요. 여자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 말할 때 몇 번이나 얼굴에 침이 튀어 밥맛이 떨어질 정도로 불쾌감을 느껴야 했던 그런 남자였어요.
제가 가장 싫어하던 그의 육봉이 아직도 속살에 물려 빠지지 않고 있었어요. 그때까지 건넌방에서는 남자들이 고스톱을 치며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어요. 전 엉덩이를 빼려고 허리를 움찔거리면서 '이게 무슨 짓예요?' 하고 화를 냈죠.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요.
그랬더니 이 대리가 '씨발년, 너 하나 따먹으려고 얼마나 기회를 노렸는데. 오늘 날 잡은 것도 몰랐지? 내 물건이 그리 좋든? 흐흐!' 하면서 끝까지 절 놀리더군요.
한번 몸을 주고 나니 제 입장이 말이 아니었어요. 덜컥 겁도 났고요. 빨리 나가 달라고 애원해도 통 몸을 뺄 생각을 안 했어요. 오히려 '남편하고 자주 하냐? 신통치 않아 보이던데?' 하면서 이죽거리더군요.
"상관하지 말아요. 하여튼 비밀로 해주는 것 약속해요!"
"네가 말만 잘 듣는다면야……."
"빨리 나가요!"
전 그를 밀치며 애원했어요.
"어허! 왜 이래, 구멍서방한테. 뒤로 하는 맛은 어떨까?"
"남편이 알면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걸요?"
"흐흐, 그 친구 술에 절어서 곯아떨어졌는걸."
"너무해. 악마 같으니!"
"그럼, 네년은 색골에 잡년이고? 말 안 들으면 알지? 동네방네 다 떠들고 다닐 테니!"
그가 제 허릴 잡더니 돌려 눕히려고 낑낑거렸어요. 맘이 급해졌죠.
'이러다 누구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전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엉덩이를 내밀고 엎드리고 말았어요. 그때 허벅지를 타고 뭔가가 흘러내렸어요. 어둠 속에서 입술을 꼭 물고는 그가 밀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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